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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Review with 안목/Religions 2020. 11. 24. 07:18반응형
코로나/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상에 대하여 "뷔페"와 같은 책입니다.
11명의 저자들이 모여서, 비대면 시대의 교회가 어떠한 모습을 담아내야 하는지 각각의 관점에서 제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크게 4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의 교회를 그려보다
2부: 포스트코로나 시대 교회의 공공성과 대안적 일상을 구상하다
3부: 언택트 시대의 불안정한 심리와 감정을 돌아보다
4부: 뉴노멀의 목회를 상상하다.
각 주제에 따른 각각의 글들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1부와 4부가 가장 눈에 들어 왔습니다.
1부에서는 언택트(untact, 비접촉) 시대의 교회에 대해서, 신학적, 역사적, 실천적/목회적 관점에서 잘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찰에 가까운 내용들이다 보니, 조금 논문과 같은, 그래서 약간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구체적인 실천 대안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이러한 현상/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제언식의 글이기에, 읽는 관점에 따라 아쉬운 부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문적인 영역에서는 이 정도의 분석과 제안이 오히려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들의 분석과 제언을 바탕으로 실제 영역에서 어떻게 해당 목표를 이루어 갈지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되는 상황을 목회자/교회리더십이 분명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김은혜(언택트 시대의 관계적 목회 가능성)의 글은 참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신뢰는 그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생명이 없고 그 은총이 주어지지 않는 부차적인 공간도 없을 뿐 아니라 그 어떠한 역사의 기간도 임시적인 순간이 없다는 믿음이다. 목회자가 코로나 상황을 긴급 상황으로만 규정하고 예배와 성도의 교제와 교육과 선교를 임시방편적으로 진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목회적 사명을 유보하는 것이다. 그저 예전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며 예배와 성도의 교제를 최소화한다면 결과는 코로나보다 더 심가한 영적인 재난이 될 수 있다" (Loc 13 of 116)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회의 사명은 대면과 비대면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와 경계를 넘나들며 교회 안의 정체성을 건설하는 초월자로서 하나님만을 상상하기보다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접속/접촉을 통해 또한 육체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물질적 환경을 덮고 둘러싸며 느낄 수 있는 영으로 인간과 함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상상하는 것이 요구된다." (Loc 17 of 116)
기존의 Cyber Religion에 대한 논의를 포함하여 온라인 공간에서의 교회에 대한 내용들을 다룬 윤영훈(온라인 공간에 실험하는 새로운 교회)의 글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온라인공간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혹은 거부해서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교회 공동체의 성격이 기존과 동일한 혹은 연장선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적용되어야 한다는 관점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습니다.
신학적/역사적 고찰을 경험한 뒤에 읽게 되는 이민형(가정에서 성전 실현하기)의 글도 흥미로웠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입장에서 어려움을 설명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몇가지 제안들, 비록 어떤 분들께는 부담이 되거나 꺼려지는 제안일 수도 있지만, 한번 해보면 좋을 법한 실천적 제안이 참 와 닿았습니다.
이어지는 다른 글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눈에 들어온 글들은 4부의 글들이었습니다. 실제 목회현장에서 코로나시대에 어떻게 변화를 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후기?를 들을 수 있어서, 일종의 벤치마킹/롤모델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책 전체를 요약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면,
"변해야 한다" 입니다.
코로나/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교회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이전과 동일한 형태의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이전과 동일한 모습으로 돌아가 생존?하는 교회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정체성은, 개혁교회의 정체성은 "개혁교회는 항상 변해야 한다"이기에, 교회가 만약 변하지 않고 익숙한 것으로 돌아가기만 급급한다면, 늘 새롭게 흐르는 물이 아니라, 가만히 고인 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그 어느때보다 교회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회가 어떠한 "새부대"가 되어야 할지, 그 다양한 모습에 대해서 여러가지 제안을 해주기 때문에 참 좋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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