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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의 가능성을 찾아보다
    Review with 안목/Liberal Arts 2011. 3. 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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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은 익숙한 단어이지만, 막상 인문학을 정의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무엇을 정의해야할지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

     스티븐 잡스가 말한 liberal arts와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보아야할지도 애매하기도 하지요...

     이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하여[스무살 인문학을 만나다]의 편집자들은 먼저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고, 사람은 사유하는 존재이다. 사유는 이성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합리성을 추구한다. 질서와 조화, 명료함과 정확함은 언제나 뛰어난 인간적 덕목이며, 사람은 언어와 논리, 정교한 상징체계를 도우언하여 이를 추구한다. 세계와 인간 자신에 관해 알게 된 방대한 지식과 문화는 다시 인문학으로 회귀한다"(p. 12)

     

    조금은 우회적인 표현이지만, 인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변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을 사유하는 학문으로서의 인문학...

    그렇다면, 인문학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2.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의 가치는?!

    종합대학(university)안에 포함된 다양한 단과대학 중에서도 인문대학(humanities)은 항상 그 첫번째 위치를 차지합니다.

    국어국문학과를 비롯하여 다양한 언어계열의 학과가 존재하고, 역사, 철학, 종교, 미술 등 다양한 학문적 범주가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인문대학 졸업자들은 사회대학, 경영대학, 법과대학 등 타 단과대학에 비해 우대받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다수의 인문학 전공자들은 단순히 흥미 차원을 넘어서 실용적인 목적으로 타 학과를 복수, 부전공하기도 합니다.

     

    우대받지 못하는 학문, 버려진 학문처럼 취급되기도 하는 인문학의 가치는 매우 낮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인문학의 가치를 산술적이고 경제적으로만 산출하려는 편협한 시각에서 기인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주춧돌로서의 인문학의 가치는 앞서 살펴본 경제적, 실용적 차원의 범주를 넘어섭니다.

     

    스티븐 잡스가 매번 혁신적인 IT제품을 쇼룸에 들고나올때마다 강조하는 liberal arts는

    단순히 폭넓고 일반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한 사유적 기반으로서 학문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 중요성은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의 진정한 가치, 혹은 존재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도대체 인문학이 무엇인가라는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3. 스무살 인문학을 만나다.

    스무살이라는 나이는,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주어진 교육체계의 틀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기발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상징적인 나이입니다. 바로 그 [스무살]에 인문학을 만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본 책은 24명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들이 모여서 인문학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입니다.

     

    국어국문학과는 국어를 배우고, 영어영문학과는 영어를 배우며, 국사학과는 한국사를 배운다는 피상적인 이해의 차원을 벗어나,

    각 분야의 학문과 전공에서 자신들이 평생의 업으로 삼아온 지식의 사유가 현재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데 어떠한 도움과 방향성을 제시해주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높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여러 명의 저자가 모여있기 때문에 [인문학]이라는 공통의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 산만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특정 분야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틀을 배울 수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래서..머? so what?"이라는 의문이 남기도 합니다.

     

    국어, 영어, 스페이어, 국사, 동양사, 서양사, 철학, 미술사 등 다양한 학문 전공자들이 모여있지만,

    정작 인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내에 종교학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저자들이 모인 만큼, 어떤 글은 이해하기 쉽지만, 또 어떤 글은 이해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스무살]이라는 독자를 우선적 독자로 산정했던 것에 비해 일관되지 못한, 특히나 조금은 난해한 글의 난이도는

    자칫 인문학이라는 학문의 맛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에피타이저에 데어 버리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 잘 인정받지 못하고, 잘 알려지지 못한 인문학이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학문에 대해

    다양한 학문과 학자들이 모인 책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 책의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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