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만든 문명 앙코르와트

 세계 7대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일컬어질 정도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1992년 지정)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를 다루는 책은 국내에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들은 사진작가의 여행기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앙코르와트의 웅장한 사진들에 치우친 내용들이 많습니다.

 앙코르와트의 웅장함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앙코르와트에 대한 제한된 정보만이 남아 있는 현재 앙코르와트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면 앙코르 와트를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 특히 신화를 포함한 종교적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앙코르 와트에 대한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총 4부로 구성된 본 책은 앙코르 문명의 역사적 추적에서부터 시작하여(1장), 앙코르 문명의 기반이 되는 힌두신화(2장), 앙코르 문명, 정확히는 크메르 왕국의 전반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문헌 기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주달관의 <진랍풍토기>(3장)의 번역문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앙코르 와트의 다양한 상징을 종교/신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석합니다.

 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힌두신화가 약 1/3을 차지하기 때문에 신화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4장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하지만 앙코르 와트에 체계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다른 어떤 책보다 좋은 책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