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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한동대의 분란
    Thoughts with 안목/Thinking 2009. 6. 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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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 참 많은 아쉬움과 분노를 느꼈다. 그것은 현재 자살이라 일컬어지는 그의 죽음에 대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일련의 상황과 현재의 한국 정치와 그를 지지하는 한국 기독교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故 노무현씨의 죽음을 바라보는 일부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쓰고자 한다.

      현재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목사님은 노 대통령의 서거 다음날 바로 그의 죽음, 자살에 대한 비판을 설교시간에 말씀하셨다. 그 다음 주에는 칼럼을 통해 다시 한번 자살에 대해 맹비난을 하셨다.
      나 역시 자살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는 것이며, 인생의 주권을 하나님이 아닌 자기 멋대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 큰 범죄라고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기 때문에 자살은 인생에서 결코 선택해서는 안되는 것이라 믿어왔다.   그럼에도 인생의 몇몇 고비에서 나는 자살이라는 충동적 행위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를 붙잡은 것은 자살을 하면 지옥같다는 두려움이었다. 지금은 지옥이라는 두려움보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결코 삶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그들과 함께 죽을 수 없다면 결코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내 삶의 의미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속해 있지만,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삶을 걷도록 허락하신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게는 참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이른바 기독교의 관점에서 자살을 나쁘게 말하는 것에 나는 적극 공감한다. 자살은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선택이다. 그러나, 상황에 대한 아무런 정황판단없이 자살은 나쁜 것이므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죄가 있으면 달게 받고, 죄가 없다면 떳떳하면 될터인데 왜 죽는가 라는 무책임한 주장은 더더욱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으로 이끈 상황을 만든 이에 대한 문제는 제기하지 않고 죽은 이를 비판하는 것은, 삶을 살 수 없도록 온갖 고통을 가해놓고 왜 죽느냐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것은 나만 괜찮으면, 나만 구원받으면 된다는 안일한 이기주의의 발로이다. 기독교인인 사회적이며 구조적인 악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종종 하나님의 뜻이라는 그럴듯한 방패 속에서 자신만의 구원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역사적 과오가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하나님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땅, 즉 세상을 마음대로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하나님 안에서 경영하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를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구원만을 생각할 뿐, 세상에 만연한 구조적인 악에 대해서는 모른 척한다. 특히나 이 땅의 한국 개신교는 정치권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는 로마서를 맹신하며 이 땅의 구조적인 악에 대해서 침묵해 오기 일쑤였으며, 자신만의 구원과 성공에 매달려 왔었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든, 가난한 노동자가 굶어죽든,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는 상관없이 교회는 배부르게 되었고, 이땅에는 초대형교회를 비롯한 일부 부유한 교회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지고 가야할 십자가보다는 세상에서의 성공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축복이 곧 세상에서의 성공이라는 믿음은 기독교의 근본진리를 왜곡하고 시작했고, 이러한 잘못된 진로가 낳은 것이 오늘날 현재의 대통령과 한나라당이다.
      
      돈을 버는 방법이나 일을 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사회적 공의와 정의가 있는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속이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부정부패가 드러나도 그들은 회개할 줄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 믿는다.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가진 온갖 추악한 과거들을 알고서도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를 선택했다.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로인 그의 교회직분을 더 중요시했다. 결국 그러한 결과 나타난 이명박 대통령의 현재의 무법천지의 드라이브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요새 한겨레와 경향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왜 하필 재계 620권인 태광을 관할지청이 아닌 서울지청에서 단독조사를 했냐는 것과 왜 검찰은 수사 사실을 계속적으로 공포하며 피의자 무죄추정원칙을 위반했느냐는 단적으로 현 정권이 노무현씨를 궁지로 몰고갔음을 잘 보여준다.)

      가족들이 줄줄히 소환되고 형은 구속당하는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죽음을 선택했다. 그러한 사회구조적인 악을 눈감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데, 한동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설치에 대한 논란의 기사를 보았다. 나름 한동대에 대해서 좋은 시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동대 총학생회장이라는 한 청년이 하나님과 목사인 부모를 운운하며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 설치를 할 수 없다는 기사에 기가 막혔다.... 오늘 아침에는 LA 온누리 교회의 유진소 목사님께서 노 대통령의 죽음을 거세게 비난했다는 기사도 실렸다...

     참 부끄럽다. 이 땅의 기독교 청년과 교회 지도자들은 정녕 그것 뿐이 바라볼 수 없는 것인가? 왜 구조적인 문제와 사회 악에서는 침묵하고 자살한 결과만을 놓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가? 자살이 잘못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상황에 대해 눈 딱 감은 그들의 모습은 내게는 성공을 위해서는 과정은 어떤 것이어든, bbk를 설립하든, 위법한 선거자금을 통해 선거를 하든 상관없다는 현 정부의 대통령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얼마전 한국의 감리교 감독 선거에서 나타난 행태도 이와 똑같다. 엄연히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의거해 볼 때 자격이 없는 김국도 목사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고 그의 과거 경력에 대한 이의제기를 힘으로 무마하고, 결국 당선무효가 선고되었음에도 자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최근까지 스스로 감리교 감독의 자리에서 군림하고자 했었다. 과정은 어떠하든 결과만 되면 좋다는 이 잘못된 인식이 한국 기독교에는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과정에 눈감고 결과만을 주목하는 그들의 행태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의 태도이다. 한동대 총학생회장은 자신이 비난받을 것을 알면서 글을 쓰는 것은 하나님과 목회자인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결국 자신의 생각이 하나님의 뜻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이명박도 그랬고, 김국도도 그랬다. 다 하나님 뜻이란다.... 

     제발, 자신의 생각과 하나님의 뜻을 구별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내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주장은 아니다. 나 역시 그 분의 뜻과 계획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땅의 고통받고 위로받을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셨다고 믿는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사회의 악과 구조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돌이켜 봐야 한다. 그러나, 소위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저들에게 그러한 생각과 관심이 있는지 나는 심히 의심이 간다.
    눈에 보이는 결과만이 중요하고 과정을 무시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성공으로 인해 누군가 고통받는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을까... 

     그나마 한동대에 대한 동경의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총학생회장의 행동에 대해 한동대 학생들이 반대를 하고 결과적으로 총학생회장이 사과해야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내용때문이었다....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세상의 불의에 무릎꿇지않는 젊은이들이, 결과는 물론 과정도 함께 볼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지닌 젊은이들과 기독교인들이 이 땅에 나오기를 바래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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