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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미나리Minari와 종교 이야기
    Review with 안목/Movie 2021. 1.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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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나리Minari를 보았습니다. 

    출처: IMDb


    미국에서 한인 이민자로 성장한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이기에,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한인 이민자들의 삶이 더욱 깊게 다가왔습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것 뿐 아니라, 좋은 평들이 쏟아지고 있는 영화이기에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는 씁쓸함이 깊게 남는 영화였습니다.

    낯선 이국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삶이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주인공 가족의 삶에서 이민자인 저의 삶을 본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두 종교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불교입니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苦海)라는 부처의 가르침처럼 영화 속에서는 고통스러운 삶이 이어집니다. 계속되는 넘어짐과 역경 속에서 이제 곧 빛을 보나 싶었는데,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로 인해 다시금 더 큰 고통과 절망을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은.. 정말 인생은 고해와 같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물론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자라난 미나리를 수확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역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신비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삶의 모습이 이민자의 삶이며, 또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라면, 참 깊게 그리고 호소력있게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의 종교는 기독교입니다. 
    미국 이민자들의 삶에 중요한 nexus와 같은 존재는 교회였습니다. 
    낯선 이국 땅에서 교회 공동체를 통해 이민자들은 위로와 안식, 그리고 공동체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기독교에 대한 담담하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을 담아 냅니다. 

    도시를 떠나 알칸소의 작은 변두리 지역에서 만난 한인과의 대화에서, 
    모니카(한예리)는 묻습니다. "왜 한인교회를 만들지 않았어?"
    그러자, 다른 한인이 대답합니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며, 한인교회가 없는 작은 동네로 온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부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민자들의 삶에 교회가 위로와 안식, 공동체가 된 것은 맞지만, 동시에 그곳에서 깊은 상처와 아픔을 겪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인가족들은 외국 교회에 참석합니다.
    그러나, 외국 교회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합니다.
    미국에서 자라나기에 영어와 문화가 익숙한 아이들은 교회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이민 1세대는 미국교회 공동체와 닿아 있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언어가 가장 큰 이유라면 이유입니다.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심지어 그냥 아무도 말을 안걸어주는게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Jacob의 농장 일을 돕는 Paul은 독실한 기독교인처럼 묘사됩니다. 그러나, 그의 신앙의 모습은 일반적인? 신앙과는 참 다릅니다. 주일이면 십자가를 지고 걸어다니며, 갑자기 막 방언으로 기도하고, 집 안 곳곳에 오일을 바르고 축귀를 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런 요소들로 인해 영화 속 기독교는 전혀 긍정적이지 않기만 합니다… 고통이 연속되는 삶에서 주인공들에게 신앙은 아무런 의지도 위로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에 더 안타깝습니다. 


    더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너무 일찍 올라가는 영화의 크레딧을 보면서,

    결국 감독의 아버지는 어떻게 농장을 이어갔을까?

    그들의 가족은 행복한 시기를 겪었을까?

    그들에게 믿음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많은 질문과 여운이 남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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