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장] 왜 미리암만 병에 걸렸나요?

Q.왜 미리암만 병에 걸렸나요?

 

A.민수기 12장에는 모세가 이방여인(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인 것과 관련하여 미리암과 아론이 비난하였는데, 이에 대해서 미리암만 하나님게 벌을 받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왜 미리암만 벌을 받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몇가지 단서들이 있습니다.

 

1)비방한 사람은 미리암이다.

 

(민 12:1, 개역개정)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민 12:1, 쉬운말성경) 미리암과 아론은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인 것에 대해 비방하였다.

 

여기서 "비방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동사 "다바르"를 살펴보면, 3인칭 단수 여성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히브리어 동사는 우리말과 달리, 인칭/성별/수에 따라 동사가 다르게 표현이 됩니다).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그리고 말하였다 // 미리암이 // 그리고 아론이 // 모세에게"로 성경의 번역처럼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에게 말하다(비방하다)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동사를 3인칭 복수가 아닌 3인칭 단수 여성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원문에 충실한다면 (아론과 미리암이 같이 왔어도) 말하는 주체가 미리암임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2)하나님께서는 선지자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민 12:6, 개역개정)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민 12:6, 쉬운말성경) 주께서 말씀하셨다. “내 말을 잘 들어라. 너희 가운데 예언자가 있을 때는 내가 환상으로 그에게 나를 드러내고, 꿈을 통해 그에게 말한다.

 

선지자 혹은 예언자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단어 "나비"는 spokesman (대언자, 대변인)입니다. 사실 구약의 선지자들의 역할은 미래를 점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나 미래에 일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은 대언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말씀을 이스라엘에게 전하는 대언자였습니다. 반면, 아론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따라 제사와 정결의 임무를 맡은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리암은 모세의 누이이지만, 선지자 중 한 명으로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출 15:20, 개역개정) 아론의 누이 선지자 미리암이 손에 소고를 잡으매 모든 여인도 그를 따라 나오며 소고를 잡고 춤추니

 

모세, 아론, 미리암을 불러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민 12:6-8)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선지자에게 말씀하시며, 모세가 일반 선지자들과 다름을 강조하십니다.

 

"하지만 나의 종 모세는 다르다. 내가 모세에게 나의 온 집을 맡겼다. 나는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이야기한다. 하나도 숨기지 않고 분명하게 말해 준다. 모세는 내 모습도 직접 본다. 그런데 너희가 어떻게 감히 나의 종 모세를 비난하느냐?” (민 12:7-8, 쉬운말성경)

 

즉, 비교 대상은 "모세 vs. 아론/미리암"이라기보다는 "모세 vs. 미리암"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론은 왜 해당 본문에 함께 언급되는 것일까요?

비록 말하는 주체가 미리암이며, 선지자와 관련된 질책이였지만, 하나님의 진노가 그들(레 12:9)을 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론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 전승에 의하면, 아론도 나병에 걸렸다가 곧 나았다는 식의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성경에 기록된 것은 아니기에 100%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이외에도, 아론은 이스라엘의 전체의 죄를 담당하는 대제사장이었기에 하나님께서 아론을 직접적으로 벌하시지는 않았다는 해석이나, 아론은 직접적으로 벌받지는 않았지만 미리암의 고통을 통해 함께 고통을 받았다는 해석도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다 해석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