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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27장] 온전히 바친 것은 죽여야 하나요?Faith with 안목/Bible Questions 2019. 4. 11. 20:36반응형
Q.레위기 27:29 "여호와께 바친 사람은 다시 살 수 없으니 그런 사람은 죽여라." 라는 말씀이 헷갈리네요. 인신제사를 원하시는 하나님이 아닌데, 사무엘처럼 여호와를 섬기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죽이라는 게 이해가 잘 안 되네요.
A.레위기 27:29를 여러 번역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레 27:29, 개역개정) 온전히 바쳐진 그 사람은 다시 무르지 못하나니 반드시 죽일지니라
(레 27:29, 쉬운성경) 여호와께 바친 사람은 다시 살 수 없으니 그런 사람은 죽여라.
(Lv 27:29, NRSV) No human beings who have been devoted to destruction can be ransomed; they shall be put to death.
(Lv 27:29, NLT) No person specially set apart for destruction may be bought back. Such a person must be put to death.
개역개정과 쉬운성경은 비슷해 보이지만, 영어 성경에서는 해당 단어에 "destruction"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는 히브리어 "하람(헤렘)"을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이 "하람"이라는 단어는 "put under the ban" 또는 "devote to destruction"를 뜻하며, 이 단어는 보통 성전(holy war)에서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그 지역의 모든 것을 다 진멸하는데, 그것을 "하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하람"이 "진멸하다"의 의미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여호와 외에 다른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자는 멸할지니라"(출 22:20)에서 "멸하다"로 번역된 단어가 바로 이 "하람"입니다.
한편, "하람"은 단순히 "진멸"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전(holy war)의 개념에서처럼 진멸된 대상이 곧 하나님께 바쳐지는 것을 함께 의미합니다. 그런 이유로 "바치다"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다만, 개역개정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하여 "온전히"라는 부사를 덧붙여 일반적인 "드림"과 구분했습니다(영어 성경에서는 직접 그 의미대로 번역을 했습니다).
이후에 읽게 될 신명기/여호수아에는 가나안 정복전쟁과 관련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하람"이라는 단어가 "진멸"하다는 의미로 여러 차례 사용됩니다. 아울러, 하나님께 바쳐져야 하는 (진멸되었어야 하는) 것을 남겼다가 벌을 받는 장면들도 등장합니다 ("온전히 바친" 물건을 훔친 아간의죄(여호수아 7장), 아말렉을 "진멸"하지 않은 사울의 죄(사무엘상 15장))
이상의 내용을 고려하면, 레위기 27:29은 인신제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진멸되었어야 할 대상은 반드시 진멸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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