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4장] 다윗에게 인구조사를 시키시고 혼내신 이유?

Q.사무엘하 24장에서 다윗의 인구조사 이야기 관련하여...장 시작부분에 하나님이 화가나서 다윗에게 인구조사를 시키는데

1. 왜 하나님이 화가났는지 궁금합니다

2. 화가났다면 왜 굳이 인구조사를 시켰는지

3. 인구조사가 왜 벌인지

4. 시켜놓고 왜 혼냈는지...궁금합니다

 

A. 먼저, 문맥상에서는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하나님께서 화가 난 대상은 "이스라엘"입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압살롬의 난(삼하 15-18장)과 세바의 난(삼하 21장)이 일어났을 때, 하나님께서 기름부어 세운 왕인 다윗을 따르지않았던 일로 인하여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신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즉 심판의 대상이 다윗이 아닌 이스라엘을 향해 있다는 것이지요.

인구조사를 시킨 주체는 조금 조심히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삼하 24:1을 직역하면, "여호와의 화가 이스라엘에 대하여 불붙었고, 그가 다윗을 사람들에 대하여 충동하여 말하기를,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수를 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 (he, 3인칭 대명사)가누구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바로 앞에서 "하나님의 진노"라는 주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하나님일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요. 

그런데, 같은 사건을 설명하고 있는 역대상 21:1을 보면,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추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다윗의 마음을 격동시킨 주체로 사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령 사탄이 다윗의 마음을 충동질 했다 하더라도, 사탄 역시 하나님의 권세 아래 놓여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과정이 결국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여호와께서.. 다윗을 격동시키사"는 표현은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구조사는 국가의 유지를 위해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인구조사를 요압의 만류(삼하 24:3)에도 인구조사를 강행한 이유는 자신의 군사력을 가늠하고 그것을 자신의 업적 혹은 권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을 의지하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자하는 교만에 의해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체가 사탄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나님께서 시키신 것이 아니라 사단의 충동질에 다윗의 교만함이 합쳐져서 일어난 일이기에, 하나님께서 시키고 혼을 냈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다윗의 겸손함에 대한 하나님의 시험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유혹에 넘어가거나 거부할 자유의지가 있는 것이지요. 다윗은 사단의 충동에 넘어가, 심지어 요압과 같은 부하가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고집하다가 결국 국가적인 재앙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족을 덧붙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회개하며 돌아왔던 그의 모습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자"라고 여기셨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