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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체성에 눈을 뜨게 되는 소년의 성장영화: Love SimonReview with 안목/Movie 2018. 9. 10. 22:47반응형
아무런 생각없이 본 영화였는데, 생각할 거리를 잔득 준 영화였네요.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주인공 Simon은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사람(normal person)입니다.
한가지 비밀만 빼고요. 그것은 4년전부터 인식하게 된 자신의 성정체성, 바로 자신이 Gay라는 사실입니다.
영화 포스터에 나온 3명의 친구들은 모두 Simon과 친한 인물들이지만, 정작 Simon의 성정체성은 알지 못합니다.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성정체성의 고민이 이 영화의 큰 화두입니다.
동성애에 많이 개방되었다고 생각했던 미국사회에서도, 특히나 청소년들에게 성정체성의 혼란과 고백은 굉장히 큰 이슈구나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고, 그것이 드러난 이후에 가족, 친구, 학교에서의 갈등을 일면 보여주기때문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정체성이 어찌되었든 간에,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지요)
자신의 성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자녀에게 부모로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에 대한 시각도 영화에서 깊이 다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이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Blue와 Jacques의 편지는 영화 속의 대화라기 보다는, 성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한 편지같다는 점입니다.
누군가에는 그 편지가 굉장히 큰 위로로 다가오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게 너의 성정체성이야, 너의 성정체성을 고백해라고 부추기는 것 같은 느낌도 들기 때문입니다. (써놓고 보니, 참 차별적인 표현들이네요..)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놀이기구 위에서의 장면 역시, 머랄까...
남녀가 키스하는 것을 보는 것과 달리 남성-남성의 사랑표현은 잘 적응이 안되네요...
영화를 보면서, Gay인 미국 친구 한 명이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저런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안쓰럽고, 미안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방금 전, 위에서 불편하다고 말했으면서도, 이런 생각을 동시에 갖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영화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Homosexuality is sin (period)
그러나,
lie is sin (period)
Hatred is sin (period)
Adultery is sin (period)
Killing is sin (period)....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를 거스르는 동성애는 죄가 분명하지만, 동성애만을 부각시키면서 다른 죄들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성애를 죄라고 강조하면, 그와 동시에 다른 죄 역시 똑같이 강조해야 하는데, 한국의 일부 기독교인들 중에는 유독 동성애에만 목숨걸고? 반대하는 성향이 있지요...
동성애자에 대한 포용과 이해,
그들 역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어느날 내 자녀가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면 마음이 더 복잡해 지네요.
즉, 동성애자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과 내 안의 주관적인 시각이 충돌하는 바로 그 느낌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생각할 거리를 잔뜩 받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면,
감동, 재미, 생각할 점 등, 참 괜찮은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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