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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예배를 생각하다: #3 첫 시행착오/좌충우돌: 기술적 한계Thoughts with 안목 2020. 3. 20. 01:25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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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온라인예배가 가져올 새로운 경험들에 대한 기대 Part I: 예배의 참여자로
#2.온라인예배가 가져올 새로운 경험들에 대한 기대 Part II: 예배하는 가족
자 드디어.. 이 시리즈의 글들을 쓰게 된 계기에 도달했습니다. (만감이… ㅠㅠ 이 글을 지금까지 순차적으로 읽어오셨다면,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이번 글은 말 그대로 시행착오/좌충우돌 + 기술적 내용들에 대한 글입니다.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루기 위하여, "예배 영상"을 소개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기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그냥 기술적인 이야기로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음세대(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부) 사역을 전담하고 있지만, 새벽예배 설교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교회에서는 주중예배도 그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고, 제가 평소에 하던 목요새벽기도회의 내용을 온라인 예배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예배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제가 들었던 말은 "집에서 녹화해서 올려도 된다"였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어랏?! 집에서??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몇년전부터 저는 유투브 실시간 방송(Live Streaming)을 통해 교사교육, 청년을 위한 QT Live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송출해 왔기 때문에, 전문적인 장비는 아니지만, 집에서 충분히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웹캠과 마이크가 있습니다. 크로마키를 위한 녹색천 포함…. ^^)
성도들이 교회에 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니까, 굳이 교회에 와서 하기 보다는, 집에서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코로나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송출되는 예배는 정말 최소한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1인이 담당하는 형태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저 말고 다른 분께서 인도하시는 새벽예배가 있으니, 예배의 구성 자체는 바꿀 수 없고, 교회에서 하고 있는 틀 안에서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제가 고려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화면을 통해 찬송가, 본문이 제시되면 좋겠다.
2.기도회 시작전에 마음의 준비를 위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3.마침기도를 하고 계속 기도할 수 있도록, 여운을 남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4.집에서 하다 실시간 방송사고?가 날 가능성을 대비하여, 녹화된 영상으로 안정성을 확보하자.
그리고, 모든 컨트롤은 1인이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이것입니다.
우선 OBS에서 2개의 Scene을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그대로 보여줄 Second Display Capture와
다른 하나는 Image Capture의 백그라운드에 Video Capture(크로마키가 적용된)를 둔 2개의 Scene입니다.
(백그라운드로 무엇을 넣을까 하다가, 평소 단상의 뒷배경과 유사해 보이도록, 사진을 찍고 Blur 효과를 주었습니다.)
빠른 Scene전환을 위해 Setting에서 단축키도 설정하여 두 Scene을 바로 오가도록 했습니다.
새벽기도는 6시에 시작하지만, 미리 준비?할 성도들을 위해서 방송 시작 전 배경과 3분정도 음악이 재생되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녹화된 방송을 시간에 맞추어 공개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중간에 진행바를 옮기며 볼 수도 있고, 전체 시간도 바로 나오기 때문에 너무 녹화된 느낌을 주므로, 유투브에서 제공하는 Premiere 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단, Premiere는 너무 영화같은 2분 카운트다운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2분 카운트다운과 3분 미리듣는 찬양을 합쳐서 5시 55분에 Premiere를 시작하면, 음악을 듣다가 6시에 새벽기도 영상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일단 "예배"이니 편집없이 한 큐에 진행될 것을 염두에 두고, 아이들에게도 30분간 조용히 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시작했습니다…
막상 시작을 하니, 더 긴장이 되더군요. 단축키를 지정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버벅이기도 하고…
더 큰 도전은 기도하다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는 예배를 드리는 것인가? 아니면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설교 후, 기도를 한 뒤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작아지는 설정이었으나, scene전환을 누르는 순간 파워포인트 자동재생음악은 멈추고.. (원래 이런 건데, 까맣게 있고 있었다는.. ㅠㅠ) 그리고 마지막에는 큰 아이가 들어오며 "끝났어?"라고 말하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하하하
결과물을 보니, 고민이 되더군요. 끝은 짜르면 되긴 하지만,,, 이렇게 해도 좋은가?
나름 비슷하게 할려고 교회 배경을 넣었는데, 더 가짜?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물론, 혼자서! 파워포인트와 설교자의 화면을 오갈 수 있도록 한 것은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나머지는 머랄까… 계속 고민이 되더군요…
다시 30분동안 녹화하자니, 그건 더 이상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계획대로 올려보자. 그런 다음에 피드백을 받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잠을 청하기 전,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Premiere를 설정하는데… Premiere 시간이 15분 단위로 밖에 안되는 겁니다… ㅠㅠ (아아.. 정말 이 순간의 좌절이란…. ㅠㅠ)
6시에 Premiere를 하면, 사람들은 2분짜리 카운트다운을 봐야 하고,
그렇다고 5시 45분에 하자니 영상을 편집해야 하고…
그렇다고, 6시에 Scheduled로 하지나, 너무 녹화한 것 같고….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교회에 나와서 직접 실시간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 다른 문제가 대두되더군요.
저는 혼자서 나와서 할텐데, 또 혼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앞서 고민했던 부분들, 시작전 음악이라든지, 찬양/성경 본문을 보여준다든지, 마침기도후 여운있는 찬양이 나오게 한다든지… 다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만 더 나오면 아주 쉽게 할 수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접촉을 줄이는 취지와 맞지 않았고, 또 사역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고민하며 뒤척이다가 (내일 새벽예배라서 일찍 자야 하는데…)
문뜩 떠오른 생각이 Display Capture를 TV 스크린처럼 내 옆에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교회들이 있지요. 설교때 거대한 스크린을 가지고 셋업하여, 설교자 옆에서 화면이 보이도록…
그 결과물은 이겁니다.
아침에 부랴부랴 내용을 만들다 보니 결정적 오타도 있긴 했지만..
좌충우돌 속에서, 혼자서 하는 새벽기도 온라인예배를 송출할 수가 있었습니다.
비록 아무도 없는 본당에서 저 멀리 설치 되어 있는 카메라를 보고 설교해야 하긴 했지만,
나와 같은 시간에 이 내용을 보고, 같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위로? 동지감?이 있었습니다..
몇년전에는 아무도 없는 본당에서, 그때는 실시간도 아니었으니, 누군가 들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녹음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ㅎㅎㅎ 비록 눈 앞에 이 설교를 듣는 사람이, 함께 예배하려고 모인 사람이 없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된 공간에서 함께 예배한다는 느낌은 참 좋았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배인도자의 관점에서이고… 이 영상이 앞선 글들에서 말했던 사람들을 소비자로 만들지는 않았을지 여전히 고민이 됩니다…
이제 새벽기도는 다시 다음주 목요일이니, 그때까지 더 고민하며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다음세대를 위한 온라인예배의 컨텐츠와 실제 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내용은 이번 주일(3/22)에 실제로 해보고, 다시 또 한번의 좌충우돌/시행착오의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이지만, 하나님을 예배하기 원하는 모든 예배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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