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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리뷰: 직설] - '맞는 질문'과 '화두'의 잔치
    Review with 안목/Religions 2020. 1. 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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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우진(유지태 ) 오대수(최민식 )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찾은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리가 없잖아."

    영화 "올드보이" (2003)

    영화의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나오는 대사는 이후에 진행되는 내용만큼이나 충격적이고 오랜 기억에 남았습니다. 틀린 질문을 하니 맞는 대답이 나올 수가 없다…. 맞는 말입니다…

     

    한국교회의 대표 설교자 한명으로 꼽히는 박영선 목사와, SNS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김관성 목사, 사람이 함께 모여 나눈 대화를 정리한 , "직설" 읽으면서, "맞는 질문"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만약 이런 분과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나는 어떠한 질문을 할것인가?라는 생각을 하자, 질문자가 얼마나 대단한 질문을 했는지 새삼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가벼운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신앙의 본질을 다루는 묵직한 질문들이 툭툭 나옵니다. 정말 제목 그대로 "직설"입니다.

     

    아무리 질문이 "맞는 질문"이라 할지라도, 대답하는 사람이 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용두사미에 끝날 것입니다. 그러나, 박영선 목사님의 대답은 하나같이 주옥같습니다. 문장이 아니라, 짧은 문장, 문구, 단어 하나 하나가 가슴과 머리를 텅텅 때리는 같습니다. 제목 그대로 "직설"입니다.

     

    예를 들어, 책의 초반부에 교회가 전통적으로 강조해 선교적 사명을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하나의 교회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선교적 사명입니다"라고 답합니다…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는 생각들을 만날 때마다, 자리에서 멈춰서서, 마치 선불교에서의 "화두" 담고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참 좋습니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먼저, 책의 광고 문구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실체를 말한다." 자극적인 문구에 끌렸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조금 방대한 주제들이 섞이다 보니, 이것이 "기독교의 실체다"라는 뚜렷한 감흥이 남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제가 책을 잘못 읽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질문과 답에 대해서는 조금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대목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나, 2-4. "교회는 생명을 맡은 곳입니다"라는 챕터에서 박영선 목사는 "교회는 생명을 맡은 "이며, 교회에는 본질적으로 생수가 흘러야 하고, 구원과 용서와 회복과 소망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교회가 있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교회의 본질은 생명이 거하고 생명을 부르고 생명을 떠먹고 생명이 자라는 것을 진정한 가치로 삼고 구체화하는데 있습니다"라고 교회의 본질과 역할을 분명히 정의합니다.

    그러자, 김관성 목사가 묻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목사의 존재 의의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을 ,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무너지는, 교회가 교회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교회의 리더십, 목사들의 문제라는 인식을 아주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박영선 목사의 답변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자기 먹고 살기 위해서 떼를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떼를 위해서 목자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목사를 세웠다면 하나님이 복을 내리시고 구원하시고 개입하시고 일하실 것입니다. 시대에 여전히 목사가 있다는 것은 사회를 하나님이 버리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아쉬웠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무언가 아쉬움과 먹먹함이 남습니다. "제가 원했던 답변은 이게 아닌데요…"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제가 원하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답이 아니니 책에 불만을 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젠가 목사로서의 경험이 쌓이고 나면, 목사님의 답변이 다르게 읽히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뒤에 생각은, 분들이 쓰신 책들을 조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맛집에 대한 평가는, 집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맛집이고, 한번이면 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맛집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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