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끼: 종교에 대한 비판 영화
    Review with 안목/Movie 2010. 5. 11. 12:51
    반응형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출연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상세보기


    만화를 선택하는 개인적인 기준은 스토리와 그림체입니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지 않게 되고

    아무리 그림체가 좋아도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지 않았습니다.

     

    윤태호의 만화이자

       

     

     2010년 7월 강우석 감독을 통해 영화화될 "이끼"는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소견에서) 그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영화화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보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재영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에 만화 이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별 기대없이 1화를 보았습니다.

     

    어디선가 다가오는 공포와 의심...

    류해국과 마을 사람들의 갈등 속에서 나오는 치밀한 묘사와 긴박한 스토리는 눈을 뗄 수 없더군요.

     

    정말 괜찮은 작품이다.

    재미있다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 회, 한 회씩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긴장감과 달리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한편의 스릴러로 시작했던 "이끼"는

    인간, 특히 종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추한 모습을 연발하는 인간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급기야는

     

    "필요는 없지만 언제나 옆에 있는 종교"라는 충격적 대사를 맨 마지막화에 제시해 버리더군요...

     

    (이하 스포일러)

     

    도대체 마을에 무엇이 있는가?

    류 선생의 아버지는 누구였고, 왜 죽었는가?

    마을 이장과 이장과 함께 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을 포함하여 작품 속에서 제기된 복잡한 문제들 속에 깊이 틀어박힌 키워드는 "종교"였습니다.

     

    류선생의 아버지가 이장과 마을을 세우는 결정적인 배경도 역시 "기도원"이었습니다.

     

    저자가 종교인이건 종교인이지 않건 간에

    종교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작품 속에 깊게 스며들어 있으며,

    추악한 인간성의 근원과 표출 모든 측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종교"는 고발되고 있습니다.

     

    필요는 없지만, 언제나 옆에 있는 종교라....

    종교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 표현은 모순입니다.

     

    종교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의 하나라고 보는 입장에서도 종교의 필요성을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종교의 폐해를 비난했던 맑스에게 조차 종교는 인민의 아편으로 부르조아층들이 프롤레탈리아들을 달래기 위해 만든 필요악이었습니다.

    종교가 과학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은 여러번 제시되어 왔지만,

    종교는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엘리아데가 주장하는 종교적 인간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때문입니다.

    인간은 이미 본질적으로 종교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혹은 필요악일 수도 있는 종교를 필요없다고 저자의 시각은 틀린 것일까요?

    만약 저자가 극 전개와 상관없이 쌩둥맞게 저 주장을 제시했다면 단연코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저자의 작품 내내 흔들리지 않는 종교를 통해 표출되고 얽혀있는 인간의 추악성은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진지한 고발이 됩니다. 종교를 필요없다라고 선포할 정도로 말이지요....

     

    그 추악한 종교의 한가운데 기독교(기도원)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참 불편하게 만듭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 작품이 영화라는 상업코드로 각색되고 났을때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얼마나 더 신랄하고 강력해질지에 대한 점입니다.

     

    영화 마지막에서 여주인공이 저 대사를 읊조린다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사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기도원에서의 추악한 인간 군상의 모습들에 대해 사람들은 무어라고 평가할까요.....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야할 기독교인들은...

    이 작품과 영화에 대해서 머라고 말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한 편의 가상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간과할까요...?

    지나치게 종교편향적인 영화라고 비판하게 될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추악한 면을 지적한 이 영화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기들을 돌아보게 될까요...?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과 영화를 통해 "성찰"의 계기가 되면 참 좋겠다는 아쉬운 바램만을 가져봅니다.

    반응형

    댓글

안목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