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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사가 읽은 “비혼주의자 마리아”
    Review with 안목 2022. 1. 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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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목사라는 신분을 밝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목사”라는 단어가 갖는, 아니 성도들에게 그렇게 인식된 권위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 목사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목사라는 신분을 잘 밝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목사라는 신분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목사로서, 저런 악한 목사들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러한 악을 교회가 질서라는 이름으로 보호하고 유지하려고 한다는 사실에 치가 떨리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목사들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비혼주의자 마리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에서 주장하는 모든 성경적인 해석이나 내용들을 동의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세워진 공동체가, 그리스도를 닮겠다고 다짐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저런 아픔을 재생산하는 일에 동참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결혼은 가장 근본적인 인간관계의 시작이며,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믿기 때문에 “비혼”이라는 단어 자체에 부담과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비혼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주인공이 비혼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 교회의 잘못된 권위와 질서, 그 안에서 곰팡이처럼 번지는 악, 그로 인한 상처를 바라보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 안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그루밍 성폭력이 근절되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책 속에서 피해자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을 미리 알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의 길을 계획하거나 걷고 있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돌아보고 또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의 잘못을 권위와 질서라는 이름으로 덮는 악이 근절되면 좋겠습니다.
    이른바 교회 지도자들이 스스로에게 주는 면죄부를 남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목사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하는 어리석음이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목사가 하는 성경의 해석/설교가 항상 맞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목사가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이 하나님의 관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목사를 잘 섬기는 것이 반드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알면 좋겠습니다.

     

    목사는 교회 안의 신적 존재가 아니라, 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걷고 자라고 살아가야 할 또 한 명의 지체일 뿐입니다. 

    몸 안에 여러 장기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교회 공동체 안에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 공동체의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께서 바라고 계획하셨던 것처럼 정말 사랑과 위로의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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