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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보기도"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되나요? 중보기도 vs. 도고기도Faith with 안목/Bible Questions 2019. 12. 27. 07:16반응형
한국교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중보 기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혹은 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를 "중보기도"라고 합니다.
"중보(仲保)"라는 단어는 가운데 "중" + 지키다/보증하다 "보"가 합쳐진 말로, 말 그대로 두 존재의 사이에서 관계를 지키는/보증하는 역할을 가리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이 하나님과 인간의 중보사역이라고 정의하며, 오직 예수님만이 유일한 중보자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한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 2:5)
성경은 예수님께서 더 좋은 언약의 중보자(the mediator of a better covenant, 히 8:6)이시며, 십자가에서 완성하신 (하나님과 우리의) 중보 사역 외에도 지금도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중보자(롬 8:34)이심을 증거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를 "중보"기도로 표현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신약 성경은 예수님의 중보 사역과 사람들의 중재 사역을 다른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중보"는 그리스어 mesites라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예수님의 중보 사역을 가리킬 때에 사용됩니다.
반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는 그리스어 enteuxis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단어는 중재(intercession)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중보"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개역개정에서는 해당 단어를 "도고"라는 단어로 번역합니다.
"도고"는 빌다/기도하다 "도" + 고하다 "고"의 단어가 합쳐진 말로, 일상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이기에 어색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도고"를 "중보"라는 단어 대신에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사역의 유일성(오직 예수님만이 하나님과 우리의 중보자되심, 딤전 2:5)을 분명히 구분하기 위함입니다.
아울러 개혁교회에서는 만인제사장, 곧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예수님 외에는 다른 중재자/제사장이 없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의도가 가지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자칫 "중보"라는 단어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또 다른 중보자(mediator)가 존재한다는 것을 오해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목사에게 기도를 받아야만 효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도, 중보자에 대한 오해와 인식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개역개정의 번역을 따라 "도고"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이웃을 위한 기도(Prayer to God for neighbor), 중재기도(intercessory praye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익숙했던 것을 낯선 것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변화의 동기와 목적이 분명하다면, 불편함이 있어도 바꿔야 합니다. (사실 개혁교회의 모토는, "교회는 변해야 한다. 항상 변해야 한다"입니다). 아직 제 입에도 "도고 기도"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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