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28] 사울이 만난 사무엘은 진짜 사무엘인가요?

Q. 사무엘상 28장에서 사울은 신접한 여인을 통해 사무엘을 만납니다. 이 사무엘이 진짜 사무엘인가요? 

A. 

일부는 진짜 사무엘이라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는 1) 성경에 "사무엘"(삼상 28:14, 15, 16, 20)이라고 기록되어 있음, 2) 겉옷을 입은 노인의 묘사를 두고 사울은 바로 사무엘이라고 응답했음(삼상 28:14), 3) 신접한 여인은 사무엘이 올라온 것과, 그것을 요청한 이가 사울 왕임을 알았기에 깜짝 놀랐음(삼상 28:12) 등 몇가지 근거를 제시합니다.

만약 진짜 사무엘이 맞다면, 질문자가 제기한 것처럼 어떻게 죽은 영이 소환되어 왔는지, 그것도 무당에 의해서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사무엘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무당이 소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사울이 하나님을 떠났기에 하나님으로부터 어떠한 메시지도 못받아왔지만, 마지막에 특별히 하나님이 허락을 하신 것이라는 해석이지요…

 

반대로 해당 존재가 사무엘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우선, 성경은 강신술과 같이 신접한 이들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합니다(신 18:9-12, 레 19:31, 렘 27:9-10). 따라서, 신접한 여인을 통하여 사무엘이 등장하고, 그로부터 조언을 얻는다는 상황 자체가 성경의 기본 입장과 맞지 않습니다. 두번째로, 사무엘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근거가 빈약합니다. 성경은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는 것처럼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은 진짜 사무엘임을 확증하기 보다는 그 상황 속에서 (사울과 신접한 여인으로 하여금) 사무엘로 인식되는 존재가 사울에게 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울은 단순히 겉옷을 입은 노인의 모습이라는 근거만으로 사무엘이라고 섣불리 판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본 것도 아니고, 단지 여인이 말한 2가지 근거(겉옷, 노인)에 대해 그냥 사무엘이라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그 존재는 사무엘이 아닌데도, 사울이 한 일(삼상 28:18)과 당하게 될 일(삼상 28:19)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무엘로 가장한 악한 영이 가지고 있는 일시적인 그러나 제한적인 힘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무엘상 28장에서 불려진 영은 사무엘이 아니라 악한 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자기 생각대로 살아온 사울은 마지막까지 하나님이 금하신 일(강신술)을 원했고 그 사울을 끝까지 기만하고 타락시키기 위해 악한 영이 나타나 사무엘인 척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을 붙이면, 그렇다면 이미 죽은 존재가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태복음 17:1-8을 보면, 한 높은 산에서 예수님의 형체가 변화되고, 그 곳에서 예수님께서 두 존재(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다만, 이 변화산 사건은 예수님의 하나님 아들되심을 분명하게 제자들에게 보이시기 위한 특별한 상황에서 일어났던 것이고, 결국 하나님의 허락하심 속에서 (죽은 자가 다시 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