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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와 댐 vs. MB와 운하
    Thoughts with 안목/Thinking 2010. 3. 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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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분야 논문을 찾다가 우연히 2004년 "경제와 사회"라는 한 저널에 실린 논문을 보았다.

    홍성태, "한국의 근대화와 물- 조국 근대화와 물의 파괴를 중심으로", '경제와 사회' 2004

    2004년이면, 아직 우리 사회에 대운하나 4대강 살리기('살리기'라 쓰고 '죽이기'라 읽는) 등의 이슈가 떠오르는 시기가 아니었다.
    홍성태 이분은 누구길래 이미 그 시기에 대운하가 이슈가 될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근대화 과정에서 파괴한 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분이 대운하 찬성 논리로 글을 썼다면,
    현재는 아마 스타 논객이 되어 있을텐데,
    어떻하든 자기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왜곡하려는 현 체제에서는 해당 내용을 언급도 못할테니...

    내용은 간단하다.
    (박정희 정권 당시) 철저한 하향식으로 진행되었던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물을 편하게 쓸 수 있게는 되었으나, 엄청난 파괴를 자행했으며 그 피해를 고스란히 현재에 물려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역사가 자화자찬하는 "한강의 기적"은 사실상 "한강의 파괴"였으며(식수로 먹던 한강을 근대화 이후 전혀 먹을 수 없게되었다..),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댐의 건설을 중단하고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물가를 시멘트로 덮고 하천을 직강화하지 말아야 하며, 숲과 늪지를 보존하는 방식(512p)으로 치수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한 피해는 사실상 시멘트 직강화를 내세운 하천의 난개발이 주범이었다는 연구결과도 덧붙인다.

    '토건국가'는 거대 토건사업이 파괴적 근대 과학을 앞세워 끈끈한 정경유착의 그물을 이용하며 자연과 문화를 파괴하는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것(McCormak, 한경구 외 역, "일본 허울뿐인 풍요", 창작과 비평사, 1996)이라는 비판은 삽질을 통해 선진화를 이룩하겠다는 MB와 추종자분들께 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심지어 토건업계에서는 전국의 모든 큰 하천을 운하로 연결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원활한 운송로의 건설을 내세운 이런 파괴적 주장은 토건업계의 이익을 떠나서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박병상, "물 흐르듯 흐르지 못하는 물 이야기, "환경과 생명", 2003)

    하나같이 현재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살리기라 쓰고 죽이기라 읽는)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그대로 들려주고 싶은 주옥같은 말들이다....

    이 논문을 작성한 홍성태 이 분의 놀라운 예지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그 박수는 왠지 씁쓸함과 현실의 부조리를 어쩌지 못하는 자괴감을 깊게만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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