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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2 신의 손: 전작의 아쉬운 오마쥬와 배우의 조합Review with 안목/Movie 2014. 10. 24. 01:06반응형
1. 아쉬운 전작의 오마쥬
영화 타짜2는 타짜1의 그늘을 벗어날 생각이 없는 타짜의 후속편 영화입니다.
만화 원작에서 중심 플롯이 되는 "연속성"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했지만, 과연 이것이 최선일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의 처음장면은 대길과 고니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타짜 1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영화 1편에서는 보이지는 않았지만, 1편과 절묘하게 꿰어맞춤으로써, 영화가 연결되는 스토리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영화 타짜1을 본 관객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두 스토리가 연결된다는 인물 관계도에서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타짜1을 떠올리게 하는 자잘한 반복이 나타나다가
마지막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게임에서는 거의 그대로 대사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타짜1을 떠올리며 긴장과 희열을 느꼈던 관객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제 눈에는 지루함과 아쉬움으로 비쳐졌습니다.
위 블로그는 만화와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만화의 긴 시나리오를 2시간 30분의 영화 속에 응축시키면서 어떠한 변화가 생겨났는지 잘보여주네요.
영화가 만화의 전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지루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작의 오마쥬로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의 플롯을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은 차선이 될 수도 없습니다. 특히나 배우들의 역량이 전작을 받쳐주지 못할 때는 더더욱 그러한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2. 아쉬운 배우들의 향연
영화 타짜1과의 연속성을 이어주는 두 대배우는 바로 유해진과 김윤석입니다.
영화의 재미와 긴장을 살린 대표적인 캐릭터들이지만, 출연시간이 너무 길거나 짧습니다.
유해진의 그림자는 그의 멋진 영향력만큼이나 커서 새로운 배우들이 중심이어야 할 2편의 촞점을 흩어버렸고,
김윤석의 (전작의) 그로데스크한 이미지(이 표현이 적절하지 않지만, 김윤석의 연기 속에서 전해지는 무거움은 단순히 악랄한 타짜 그 이상이라고 봅니다)는 출연분량이 너무 짧아지면서 기대에 못미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좋은 연기를 보여준 이경영의 비중은 (배우의 이미지에 비해) 너무 짧았고,
곽도원은 악한 모습을 그대로 잘 담았지만, 원작에서의 두 인물이 겹쳐지면서 원작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묘한 혼동을 주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면 흠입니다. (개인적으로 곽도원의 악역도 좋아하지만,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영화의 주연배우라고 할 수 있는 최승현은 보는 내내 참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제는 원작의 대길이 지닌 사기꾼?같은 이미지가 그의 세련된 이미지로 인해 잘 담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다 경험한 어두우면서도 차갑고, 또 순애보같은 복잡한 이미지를 담아야 하는 주연배우의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아쉬운 면이 많았습니다. (보고 난 뒤에 기억나는 것은 참 잘 생겼다는 생각만 들지, 그가 연기한 대길의 이미지가 남지 않습니다.)
영화의 두 히로인인 신세경, 이하늬
두 여배우의 노출로 인해 영화는 특정 계층의 팬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배우로서의 두 사람의 역량을 떠나, 적어도 영화 속 캐릭터로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신세경은 극중 캐릭터 미나의 모습을 그려내기에는 감정표현이 아쉬웠습니다.
원작에서의 미나의 이미지를 잘 담아내기에는 연기에 제약이 있었던 것 같네요. 특히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대길과의 관계가 (영화에 맞추어 각색되면서) 너무 갑자기 가까워지기 때문에 대길과의 러브라인이 좀 약하게 그려지는 것 같았고, 영화 속에서의 미나가 지닌 어두운 이미지를 잘 표현하긴 했지만, 미나가 지닌 캐릭터로서의 어두운 것인지 아니면 배우 본인이 가진 이미지로서의 어두운 것인지가 스토리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미나의 캐릭터를 약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 속 기여도는 "신세경 노출"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하늬의 경우, 우사장의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연기를 펼치는 모습과 더불어 욕지거리를 통해 처절한 본심이 드러나는 장면이 모두 있었기 때문에 (한 작품에서 거짓된 울음, 유혹, 분노를 담아내다 보니) 연기를 잘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사장 캐릭터와는 처음부터 미스매치였던 것 같습니다. 원작의 우사장이 드러내는 농후함과 표독스러움을 담아내기에는 배우가 너무 젋었을 뿐 아니라, 호구와 타짜를 오가는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모를 우사장의 복잡한 이미지를 너무 한쪽(섹시함)으로만 드러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사장은 헐리우드 영화에서의 팜므파탈같은 존재라기보다는 사기꾼들 틈 속에서 살아가는 진심을 알 수 없는 여성 타짜여야 하는데, 영화는 배우의 원래 이미지를 등에 업고 팜므팜탈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 같고, 타이틀로 포장된 과장된 섹시함이 우사장의 캐릭터를 묻어버렸습니다.
한편으로는 김세영/허영만 작가의 원작에 담긴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너무 심오하면서도 복잡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기자들로서는 제한된 시간과 각색으로 뒤엉켜버린 플롯 속에서 각각의 개성적인 캐릭터를 재현해내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원작의 연속성을 과감히 깨뜨리고 타짜2만의 독특한 영화를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전작의 너무 강한 이미지를 버리기보다는 오마쥬로 따라갔지만,
배우들의 캐릭터성 재현이 묽어지면서 영화는 재미보다는 아쉬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닌 흥행요소들, 전작의 이름, 연기파 배우들의 포진, 노출이 많지 않았던 (그러고 보니 두 여배우 모두 본격적인 노출이 처음이군요) 여배우들의 노출 등등. 청소년관람불가라는 관람등급을 가지고도 4백만이 넘는 관객동원을 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쓰고나니, 영화에 하나 기여한 것 없으면서도 너무 비판적으로 쓴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아마도, 영화 타짜1에서 너무 큰 재미와 기대를 가졌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아울러, 영화 타짜1을 재미있게 보고 난 뒤에 원작 만화를 읽으면서 영화 속에서 다 재현되지 못한 캐릭터들의 심오함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면서 더 깊은 재미를 느꼈었던 반면,
타짜2의 경우에는, 이미 원작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영상으로 재현되는 것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큰 실망이 있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만약 만화 원작을 따라 타짜3이 제작된다면,
원작의 오마쥬가 아닌,
타짜 1이 보이주었던 것 같은 참신한 연출과 선이 굵은 캐릭터 재현으로 도박에 얽힌 인간군상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타짜2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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